국제대회 참가 물품에 대한 관세감면 허용 여부

 

최 천 식｜서울본부세관 심사총괄과장/국제통상학 박사

 
1. 사실 관계
 
청구법인은 2013.11.6. 쟁점물품을 국제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수출했다가, 2014.1.3. 수입신고번호 OOO로 재수입하면서 「관세법」 제99조 제1호에 따른 재수입면세를 신청했고, 처분청은 이를 수리했다. 처분청은 OOO 전시회가 「관세법」 제99조에 규정된 ‘전시회 등’에 해당하지 않고, 또한 쟁점물품이 OOO에서 ‘사용’됐다는 이유에서 재수입면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2018.12.5. 청구법인에게 가산세를 제외한 관세 OOO원을 경정·고지했다. 청구법인은 이에 불복해 2019.1.30.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2. 청구법인 주장 및 처분청 의견
 
가. 청구법인 주장
 
쟁점물품은 해외에서 ‘사용’되지 않았고, 만약 ‘사용’된 것으로 봐도 ‘도급계약 등에 따라 사용’됐으므로 재수입면세 대상이다. 「관세법」 제99조 제1호의 ‘사용’의 의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으나, 관세청장은 ‘2010년 달라지는 관세행정’에서 그 ‘사용’의 의미를 ‘부가가치를 증가시킨 후 재수입’되거나 ‘사용 후 새로운 부가가치창출을 위해 재수입’되는 경우로 밝히고 있다. 쟁점물품은 OOO에 참가한 후 재수입됐을 뿐, 그 가치가 증가했거나 종전에 수출될 때와 다른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수입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쟁점물품이 해외에서 ‘사용’됐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재수입면세가 적용돼야 한다.

 
「관세법」 제99조 제1호에서는 해외에서 사용 여부 및 유·무상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재수입면세가 가능하도록 규정했다가 2010.1.1. 개정 시 해외에서 사용됐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물품으로서 임대차계약 또는 도급계약 등에 따라 해외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출된 물품 중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을 재수입면세 대상으로 규정했다.
 
「관세법」 제99조의 ‘도급계약 등’은 본질적으로 일시사용이 예정돼 있고 수출자에게 수입물품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법률관계를 예시한 것인바, OOO 참가는 참가자의 청약(대회 출전 의사표시)과 대회 주최 측의 승낙(출전 승인 의사표시)으로 성립되고, 쟁점물품은 참가 계약에 따라 일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출됐으므로 OOO 참가 계약은 ‘도급계약 등’에 해당한다. 법원에서도 OOO 재수입면세 사건과 관련해 “재수입면세 요건으로서 ‘임대차계약 또는 도급계약 등’을 수출의 근거가 되는 계약 등이 엄격히 임대차계약이나 도급계약에 준하는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고, 해당 수출이 ‘해외에서의 일시적인 사용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 등 합의’에 기해 이뤄진 경우이면 족하며, 여기서 임대차계약이나 도급계약은 그러한 계약 등 합의를 예시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봤다(서울고등법원 2018.12.4. 선고 2018누55250 판결, 대법원 2019.4.25. 선고 2019두31464 판결).
 
나. 처분청 의견
 
쟁점물품은 본질적으로 해외에서 ‘사용’됐고, OOO 참가를 ‘도급계약 등에 따라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재수입면세 대상이 아니다. 청구법인은 ‘2010년 새해부터 달라지는 관세행정’ 보도자료를 근거로 ‘해외에서 부가가치를 증가시키거나 창출한 경우’만 재수입면세 적용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관세법」을 개정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보도자료는 당시 대폭 개정된 「관세법」의 내용을 축약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설명하기 위한 자료로서, 재수입면세 개정 내용의 ‘제조·가공·수리·사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수출물품이 해외에서 부가가치의 증가 또는 창출됐을 경우를 여러 가지 중 한 가지 예로 설명했을 뿐, 반드시 부가가치가 증가 또는 창출된 ‘제조·가공·수리·사용’된 물품만을 재수입 면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다.
 
또한 부가가치의 창출 여부에 따라 ‘사용’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내용은 재수입면세의 명문상 규정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2010년 당시 관세법령 개정 이유에도 전혀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부가가치가 창출됐을 때만 재수입면세에서의 ‘사용’이 됐다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한 가지 예시인 부가가치의 창출이 동반하지 않는 ‘사용’도 재수입면세에서 제한하고 있는 ‘사용’에 해당한다.
 
「관세법」 제99조 제1호에서 재수입면세 대상을 해외에서 제조·가공·수리 또는 사용되지 않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고, 예외적으로 해외에서 사용된 물품 중 ‘전시회 등’에 사용된 경우와 ‘도급계약 등’에 사용된 물품을 재수입면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쟁점물품은 OOO에 참가해 직접적으로 사용됐으므로 ‘해외에서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재수입면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조심 2016관155, 2017.3.16. 등 참고)
 
청구법인은 OOO 참가는 참가자의 청약(대회 출전 의사표시)과 대회 주최 측의 승낙(출전 승인 의사표시)으로 성립되는 참가 계약에 따른 행위이므로 OOO에 참가한 쟁점물품은 「관세법」 제99조 제1호의 ‘도급계약 등에 따라 사용’된 물품으로 재수입면세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상 ‘임대차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서 어떤 물품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이에 대해 그 상대방이 차임(借賃)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이고, ‘도급계약’이란 수급인이 어떤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도급인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인바, 임대차계약 및 도급계약은 당사자 양쪽이 일정 기간 동안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는 채무를 부담하는 유상·쌍무계약이다.
 
나아가 임대차계약은 일시적 사용을 내용으로 하지만, 도급계약은 일시적 사용과는 무관하게 일정 시기 내에 급부를 완성하는 것이므로 OOO 참가 계약을 ‘도급계약 등’으로 볼 수 없고, 「관세법」 제99조의 ‘도급계약 등’은 해외에서 물품의 일시적 사용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면 충분하다는 청구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3. 쟁점 사항
 
쟁점물품이 「관세법」 제99조에 따른 재수입면세 대상인지 여부
 
 
4. 조세심판원 결정 요지
(2019관0027, 2019.10.22.)
 
‘재수입면세’ 제도는 수출된 물품이 2년 이내에 다시 수입될 때 관세를 면제하는 것으로, 이중과세의 방지 또는 실질적으로 국산품인 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배제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관세법」 제99조 제1호에서는 해외에서의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감면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가, 2010.1.1. 개정된 「관세법」 제99조 제1호에서는 해외에서 제조·가공·수리 또는 ‘사용’된 것은 원칙적으로 재수입면세를 제한하면서, 다만 장기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물품으로서 임대차계약 또는 도급계약 등에 따라 해외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출된 물품 중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이 사용된 경우와 박람회·전시회·품평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사에 출품 또는 사용된 경우는 재수입면세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건과 유사한 사례로 국제승마·경마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시수출됐다가 재수입되는 경주마에 대해 최근 법원은 원칙적으로 국제승마·경마대회는 재수출면세 및 재수입면세 대상이 되는 ‘전시회 등’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재수입 경주마는 ‘도급계약 등’에 따라 사용된 물품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 이를 재수입면세 대상으로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2018.12.4. 선고 2018누55250 판결, 대법원 2019.4.25.자 2019두31464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돼 확정됐다.)
 
이상의 사실관계 및 관련 법령 등을 종합해 살피건대, 쟁점물품은 OOO에 참가했다가 그대로 수입됐으므로 해외에서 부가가치가 증가된 후 재수입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재수입면세 요건으로서 수출의 근거가 되는 계약 등이 엄격히 임대차계약이나 도급계약에 준하는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고, 해당 수출이 ‘해외에서의 일시적인 사용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 등 합의’에 기해 이뤄진 경우이면 족하다고 할 것이며, 여기서의 임대차계약이나 도급계약은 그러한 계약 등 합의를 예시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보이는 점, 그런데 쟁점물품은 참가자의 청약과 대회 주최 측의 승낙의 의사합치로 성립되는 국제 대회 참가 계약 등에 따라 수출됐다가 재수입돼 결국 재수입 면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처분청이 쟁점물품을 「관세법」 제99조에 따른 재수입면세 대상이 아니라고 봐 관세 등을 과세한 처분은 잘못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5. 검토 의견
 
일반적으로 재수입은 물품을 수출한 후 그 물품을 그대로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무역업자의 편의를 위해 재수입 물품에 대해 면세하는 것을 ‘재수입면세’라 한다. 재수출면세, 재수출 감면세는 있으나 재수입 감면세는 없다. 그 이유는 내국물품은 원래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감면세를 하지 않고 면세하는 것이다.
(판례(97누6711, 1998.4.10.)에 의하면 수입물품이 재수입면세대상에 해당되더라도 그 물품의 수입에 관한 면세신청에 따라 면세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지 그러한 면세신청이 없는 경우에도 면세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재수입면세 물품에는 일반 수출물품, 수출물품 용기, 해외 시험·연구용품 등이 있다. 재수입면세할 때 수입자가 수출자와 일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개정교토협약 동일상태 재수입’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 유보 상태이나 협약에는 일부 재수입, 수출자와 수입자가 다른 재수입, 보존 유지된 상태의 재수입 등이 있다.)
 
수출신고필증이나 반송신고필증에는 일반 제품인 경우에는 일련 번호 등을 기재해야 하며, 일련번호가 없는 것은 다른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춰야 한다. 재수출면세는 원래 외국물품이었던 물품에 대한 면세제도인 반면, 재수입면세는 원래 내국물품이었던 물품에 대한 면세제도다. (판례(94누16328, 1995.5.23.)에 의하면 재수입 물품의 성질이나 형상이 수출물품과 동일한 물품인가의 기준은 재수입 관세를 면제하는 법 취지에 따라 그 수출물품이 그 물품 자체의 성질이나 형상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품목과 구별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여부로 판정해야 하므로, 수출한 후 자동차에 장착해 재수입한 타이어는 관세 면제 대상이다.)
재수입면세는 수출한 물품이 결함 등으로 반송되거나 일시 사용될 것을 예정하고 수출되는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수입한다는 취지를 지니고 있다.

1967년 최초 도입 시에는 가공 수리품에 대해서만 감면할 수 있도록 정했으나, 1978년에 일반 수출물품과 수출물품 용기로서 다시 수입하는 물품을 추가해 면세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1년 기간 내에 수입되는 물품으로 제한했으나 1995.12.6. 「관세법」 개정 시 이 기간 제한을 철폐해, 현재는 일반 수출물품으로 수출됐다가 재수입되는 물품에 대해서만 그 기간 제한이 있다. 그리고 해외 시험과 연구목적으로 수출된 물품도 면세 대상으로 추가했다.
 
2000년 개정 「관세법」에서는 가공·수리 목적으로 수출됐다가 수입되는 물품에 대한 재수입면세 규정은 동법 제101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1호에서 우리나라로부터 수출된 물품으로 수출신고 수리일부터 1년 이내,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물품은 2년 이내에 다시 수입하는 물품은 재수입면세 대상물품이었으나, 2000년 개정 「관세법」에서 재수입면세 받을 수 있는 기간은 모두 2년으로 연장했다. 여기에서 수출은 앞서의 ‘수출의 정의’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법률의 효력이 미치는 영역을 전제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선박이 공해상에서 잡은 수산물을 현지에서 외국의 구매자에게 수출한 후 그중 일부가 국내로 반송된 경우에는 일반 수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재수입 면세 대상이 된다. 여기서 수출물품이란 우리나라 영역으로부터 선적, 수출된 물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수출 절차가 이행된 수출물품으로 본다.
 
재수입 물품 또는 원자재에 대해 이전 수입단계에서 관세 감면을 받았거나 혹은 관세를 납부하고 환급을 받았거나, 관세를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세가공을 했거나, 장치기간 경과 물품을 재수출 조건으로 매각함에 따라 관세를 별도로 납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재수입면세를 받을 수 없다. 장치기간 경과 물품 매각에 대한 재수입면세 제외 이유는 체화 물품이 관세 등 제세를 제외한 가격으로 예정 가격이 산정돼 재수출 조건으로 공매됐으나, 이 물품이 재수입된 경우 그 이전에 관세를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수입면세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2010.1.1. 「관세법」 개정(법률 제9910호) 시 면세요건 내용을 더욱 상세하게 규정했으며, 특히 사용의 경우 임대차나 도급계약의 이행을 위해 해외에서 일시 사용하거나 전시회에서 사용된 경우에만 재수입면세를 허용하고 있다.(이 규정은 2010.4.1.부터 시행한다.) 이는 기존에 시행된 수출물품의 사용 여부, 유무상 수입 여부 등을 고려함이 없이 재수입면세가 가능한 것을 좀 더 엄격히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물품이 다시 수입되는 경우 「관세법」 제99조에 따른 재수입면세를 받기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는 기간에 대한 요건으로 수출신고 수리일로부터 2년 이내에 다시 수입돼야 한다. 둘째는 수출한 상태 그대로 반입돼야 한다. 즉 수출물품 성질이나 성상에 대해 그 변형을 초래하는 제조, 가공, 수리 등의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셋째는 수출물품 변형을 초래하지 않지만 부가가치를 유발시키는 사용도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예외적으로 ① 장기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물품으로서 임대차계약 또는 도급계약 등에 따라 해외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출된 물품 중 기획재정부령에서 정하는 물품 (「관세법 시행규칙」 제54조 제1항에서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이란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15조에 따른 내용연수가 3년(금형의 경우에는 2년) 이상인 물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 사용된 경우, ② 박람회, 전시회, 품평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사에 출품 또는 사용된 경우는 제외하고 있다. 본 조세심판원 사건의 경우 위 셋째 요건에 충족되는지 여부와 관련된 것으로 경주용 말, 요트 등과 같이 국제 경기 대회에 사용할 목적으로 수출했다가 수입한 물품에 대해 「관세법」 제99조를 적용해 재수입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국제운동경기대회는 단순히 순위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스포츠를 통해 국제친선을 도모하고 국제 평화를 위한 발판이 된다. 그런데 국제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운동용구의 수입 및 수출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스포츠 교류를 방해하게 되고, 수출 수입할 때마다 여러 차례 관세를 부과하게 돼 이중과세의 문제가 발생한다.
 
「관세법」 제99조의 재수입면세 및 제97조의 재수출면세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박람회, 전시회, 품평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사에 출품 또는 사용된 경우’여야 한다. 동 규정에 대해 ‘박람회 등’의 의미에 국제경기대회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엄격해석이 아니라 지나친 축소해석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러한 해석상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을 ‘박람회, 전시회, 품평회, 국제경기대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사에 출품 또는 사용된 경우’로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문도 있다.
(김영순, <‘국제경기대회 출전을 위해 재수입 또는 재수출하는 운동용구의 관세 면제 가능성 및 입법적 개선방안’, 조세와 법 제11권(2018)>, 제2호,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연구소)
 
어떤 물품을 사용(use)한다고 할 때 그 행위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부가가치와 전혀 무관한 사용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용의 속성상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해지는 행위이고 그 목적이 달성된 경우 사용자는 직·간접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수출한 물품이 박람회, 전시회, 품평회 등의 국제행사에 공하는 경우 마케팅 효과에 따른 상표 등의 브랜드 향상이나 관련 물품의 매출 증대 등의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즉 해외에서 수출한 물품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조세심판원에서는 쟁점물품이 국제 대회에 참가했다가 그대로 수입됐으므로 해외에서 부가가치가 증가된 후 재수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봐 「관세법」 제99조의 재수입면세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에 참가해 우승상금을 수령하는 경우(대회에서 우승상금을 수령하지 못했다고 해 부가가치 창출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으나 어느 정도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부가가치가 창출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 외에도 우승상금을 수령한 경우에는 재수입면세가 불허되고 우승상금을 수령하지 못한 경우에는 재수입면세가 허용되는 불합리한 점도 대두된다.) 역시 전시회에 출품해 마케팅을 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본 사건에서 본질적인 쟁점은 일단 사용을 하게 되면 자연히 부가가치 창출이 뒤따라오는 점에서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관점보다는 ‘공식적인 행사(event)’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사 주최자가 기업이든 정부이든 상관없으며 다만 행사는 어느 정도의 공식성을 띄어야 한다. 「관세법」 제99조에 규정된 ‘박람회, 전시회, 품평회, 그 밖에 이에 준행하는 행사’ 중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사’를 해석함에 있어 이러한 잣대로 해석함이 적정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수출하는 물품이 해외에서 주최하는 공식적인 행사에 공하는 경우(공식적인 행사에 참가할 경우 사전에 참가 신청과 승낙이라는 계약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보편적이므로 이를 두고 임대차계약이나 도급계약에 한정해 재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계약이 아니더라도 행사 주최자로부터 받고 이에 응하는 경우를 다양한 문서나 SNS 등으로 입증하는 경우에도 족하다고 본다.)에는 그 행사로 인해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재수입면세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국회 역시 경주용 말, 요트 등 국제경기대회에 사용할 목적으로 수입한 물품에 대해 관세를 물리지 않는 방안이 추진하고 있다. (2019.10.31.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춘석 의원은 “국제경기대회 출전을 위해 반출한 운동용구 등을 국제경기대회 종료 후 재수입하는 경우 이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야 할 것이나, 현행 재수입 물품 면세 대상인 경우를 ‘박람회, 전시회, 품평회, 그 밖에 이에 준행하는 행사’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재수입 물품 면세 대상에 국제경기대회를 추가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법적 모호성을 보완하고 국제경기대회에 사용된 물품에 대해 불합리한 과세를 면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주간 관세무역 정보 통권 1870 관세판례해설 부분]